브랜딩과 허세 사이

투자가 들어왔다. 적지 않은 돈이다.
모두의 얼굴에 함박 웃음이 걸렸다.
팀원들의 사기는 최고였고, 세상을 모두 가진듯 했다.

더 큰 사무실, 더 좋은 장비, 더 많은 이사님들 회사는 변해갔다.
멋진 영상도 만들어지고 TV 광고도 나갔다.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컨설팅도 늘었다.
BI 를 재정립 하는 시도는 몇번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결국 모두 폐기하고 말았다.

우리는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성공에 대한 가정들이 너무 많았다.

이런 환경이 된다면..
이것만 있다면..
투자만 유치 된다면..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실행했지만,
우리의 가설은 사정 없이 무너져내렸다.
고객은 떠났으며, 핵심 서비스는 잊혀져 갔다.
책임에 대한 갑론을박은 계속되었고, 무임승차자는 늘어갔다.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은 자원을 투자했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뭍에 멈춰선 배와 같았다.

우리의 브랜드는 메시지를 잃었다.

사라진 메시지의 자리에는 매출을 매꾸기 위한 프로모션들로 가득 찼다.
고객은 더이상 우리의 가치를 구매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다른 제품군 중에서 우리를 선택했을 뿐..

멋지게 형상화된 이미지와 다양한 IP 콜라보레이션 제품들이 나왔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우리의 메시지는 없었다.

이미 우리는 우리의 메시지를 모두 버리고 마치 성공의 공식이 있다는 듯 그 공식만을 좇고 있었다.


성공을 위해 확정된 공식이 있을까?

깊은 의미를 담고 형상화 된 BI가 성공의 핵심 요인일까?
각인 효과가 있는 인상적인 네이밍이 해답이 될 수 있을까?
멋진 스튜디오와 사무실, 그리고 고도로 디지털화 된 회의실이 성공을 불러올까?

페이스북의 마크 쥬커버그는 커클랜드 하우스(하버드 대학의 기숙사)의 작은 방에서 Facebook을 처음 공개 했다. 그보다 더 이전인 애플도 차고(Garage)에서 시작했다.

그들의 브랜드 메시지는 명료했으며, 그들의 기업 활동은 그 메시지를 뒷받침 했다.(적어도 외면으로는)
욕망과 허세, 그 핑계의 무덤 속에서 메시지를 잃지 않았다.

누군가는 자신의 회사에서 쫓겨나기도 했으며,
누군가는 직원 모두가 갈갈이 찢어져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하지만, 고객은 결국 가치를 선택했다.


브랜드는 정체이자 차별성이다.

정체는 목적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과정은 남과 나를 완전히 구분하여 차별성을 가지게 한다.
고객은 편익과 효용이 극대화 된 선택보다 가치를 산다.
이것은 곧 자신들의 정체성과 개성으로도 즉결되기 때문이다.


브랜딩과 허세 사이

브랜딩은 결국 외적 형상의 변화가 아니다.
명료한 하나의 메시지이다.
고객에게 전달할 핵심 가치이며, 이를 실현하고 수행하는 과정이다.

더 이상 허세가 브랜드의 메시지를 가리지 못하게 하라!

Gene.W.

W / 남편 / 아빠 / 마케터 / 커피덕후